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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자동화

경쟁사 가격 크롤링 자동화, 어디까지 계약으로 받을 수 있나

Codeforest 2026-08-28 조회 15

"경쟁사 사이트 가격을 매일 아침 긁어서 구글 시트에 넣어 주세요." 자동화 견적 문의로 가장 자주 들어오는 요청 중 하나입니다. 기술만 놓고 보면 어렵지 않은 작업이고, 개발 기간도 며칠 단위로 잡힙니다.

문제는 이 요청의 난이도가 개발이 아니라 법에서 갈린다는 점입니다. 똑같이 남의 사이트에서 가격을 가져오는 일인데, 어떤 사건은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고 어떤 사건은 10억 원 배상 판결이 나왔습니다.

같은 크롤링인데 형사는 무죄, 민사는 10억 원이었습니다

여기어때는 2016년 6월부터 10월까지 넉 달 동안 야놀자의 API 서버에 1,594만여 차례 접근해 숙박업소명·주소·가격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검찰은 정보통신망 침입, 데이터베이스제작자 권리 침해,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를 모두 걸었습니다.

대법원은 2022년 5월 12일 세 혐의를 전부 무죄로 확정했습니다(2021도1533). 그런데 같은 행위를 두고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63-2부는 2021년 8월 23일 여기어때가 야놀자에 1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고, 수집한 정보의 복제·판매·보관까지 금지했습니다.

크롤링의 위험은 '처벌을 받느냐'가 아니라 '얼마를 물어주느냐'로 계산해야 합니다.

법원은 공개 여부보다 접근을 막았는지를 봤습니다

대법원은 정보통신망 침입 여부를 서비스제공자가 부여한 접근권한을 기준으로, 보호조치나 이용약관 등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정을 종합해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무죄가 된 이유는 이렇습니다. API 주소와 명령 구문은 패킷 캡처 같은 간단한 기술 조작으로 누구나 알아낼 수 있었고, 일반 이용자도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었으며, 접근을 막는 별도의 보호조치가 없었습니다. 참고로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 위반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입니다.

로그인 뒤에 있는 화면부터는 성격이 달라집니다

이 기준을 뒤집으면 선이 보입니다. 계정 없이는 볼 수 없는 화면은 서비스제공자가 접근권한을 제한해 둔 영역입니다. 여기어때 사건에서 무죄의 근거였던 '누구나 접근 가능'이라는 사정이 사라집니다.

로그인 없이 첫 화면에서 보이는 가격표는 수집 대상이 될 수 있지만, 회원 전용 단가표나 남의 계정으로 들어가야 보이는 화면은 다릅니다. "계정은 저희가 드릴게요"라는 말이 나오면 그때부터는 개발 일정이 아니라 계약 가능 여부를 따져야 합니다.

이용약관의 크롤링 금지 문구는 형사와 민사에서 무게가 다릅니다

대법원은 야놀자의 이용약관이 정보의 이용을 제한할 뿐 접근 자체를 제한하는 내용은 아니라고 봤습니다. 약관에 '자동 수집 금지'라고 적혀 있어도 그것만으로 침입죄가 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렇다고 약관이 무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같은 사건의 민사 재판부는 공정한 상거래 관행에 반하는 방법으로 제휴 숙박업소 정보를 무단 사용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약관 위반은 형사에서는 약하지만 민사에서 불공정성을 뒷받침하는 재료로 쓰입니다.

robots.txt는 법이 아니지만 판결문에 등장합니다

잡코리아가 사람인을 상대로 낸 사건에서 서울고등법원은 2017년 4월 6일 데이터베이스제작자 권리 침해를 인정하고 2억 5천만 원 배상을 명했습니다(2016나2019365).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습니다.

사람인은 robots.txt를 확인하지 않은 채 수집했고, VPN으로 IP를 분산했으며, User-Agent에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robots.txt 자체에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그것을 무시하고 신원을 숨기며 긁었다는 사실은 재판에서 고의와 불공정성의 정황으로 읽힙니다.

데이터베이스제작자 권리는 얼마나 긁었는지로 갈립니다

저작권법 제93조 제2항은 상당한 부분에 못 미치는 복제라도 반복적이거나 체계적으로 해서 데이터베이스의 통상적 이용과 충돌하거나 제작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면 상당한 부분의 복제로 본다고 정합니다. 침해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입니다(제136조 제2항 제3호).

두 사건은 여기서 갈렸습니다. 잡코리아는 채용정보를 직종·업종·지역으로 분류하고 관리 도구를 개발하는 등 인적·물적 투자를 인정받았습니다. 반면 야놀자 사건에서 대법원은 수집된 정보가 이미 알려진 것이고 갱신·검증 투자에 관한 자료가 부족하다고 봤습니다. 판단 기준은 건수가 아니라 상대가 그 데이터에 들인 투자입니다.

형사에서 이겨도 부정경쟁방지법이 남습니다

야놀자가 민사에서 이긴 근거는 부정경쟁방지법의 성과도용, 즉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를 공정한 상거래 관행에 반하는 방법으로 무단 사용한 행위였습니다. 저작권법이 막지 못한 자리를 이 조항이 메웠습니다.

여기에 2021년 12월 7일 개정으로 데이터 부정사용행위(제2조 제1호 카목)가 신설되어 2022년 4월 20일부터 시행 중입니다. 접근권한 없는 자의 데이터 부정취득·사용 등 네 가지 유형을 규정하고, 이 중 기술적 보호조치 무력화에만 형사처벌이 붙습니다. 야놀자 사건 당시보다 방어선이 하나 더 생겼다고 보시면 됩니다.

위험도는 네 가지 조건의 조합으로 정리됩니다

지금까지의 판결을 실무 기준으로 옮기면 네 단계가 됩니다. 견적을 넣기 전에 대상 사이트가 어디에 해당하는지 확인하세요.

  1. 낮음: 로그인 없이 보이고, 약관에 자동 수집 금지가 없고, robots.txt가 허용하며, IP 차단이나 캡차가 없습니다. 소량을 내부 참고용으로 받는 수준이면 진행할 만합니다.
  2. 중간: 로그인은 필요 없지만 약관이나 robots.txt가 자동 수집을 막고 있습니다. 형사 위험은 낮아도 민사 청구의 빌미가 되므로 수집 항목과 주기를 최소로 줄여야 합니다.
  3. 높음: 캡차·IP 차단·요청 제한 같은 기술적 조치가 걸려 있습니다. 이를 우회하는 순간 데이터 부정사용의 기술적 보호조치 무력화에 해당할 수 있고, 형사처벌이 붙는 유형입니다.
  4. 받지 않음: 로그인이 필요한 영역이거나, 남의 계정을 쓰거나, 수집한 데이터를 우리 서비스에 그대로 노출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요청은 견적 대신 거절로 답합니다

위 네 단계 중 마지막에 해당하는 요청은 저희가 맡지 않습니다. 로그인 영역 수집과 캡차·IP 차단 우회는 접근권한 제한을 넘거나 기술적 보호조치를 무력화하는 행위이고, 수집한 목록을 그대로 게시하는 것은 잡코리아 사건에서 침해로 인정된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이름·연락처처럼 개인정보가 섞여 들어오는 수집도 같습니다. 이때는 저작권법과 부정경쟁방지법 이전에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먼저 걸리고, 시트에 쌓아 두는 것 자체가 위험이 됩니다. 대체할 만한 자동화 방식은 업무 자동화실무 가이드에 정리해 두었고, 개별 검토는 Codeforest로 문의하세요. 판결 원문은 대법원 2021도1533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결론: 기술 난이도가 아니라 네 가지 조건으로 판단하세요

남의 사이트를 자동으로 긁는 일이 문제가 되는 조건은 분명합니다. 로그인이나 기술적 조치로 접근이 제한된 영역에 들어갔는지, 상대가 투자해 만든 데이터를 반복적·체계적으로 복제했는지, 그것을 자기 영업에 그대로 얹었는지입니다.

그래서 견적을 요청하실 때 물어야 할 질문은 "얼마나 걸리나요"가 아니라 "이 사이트가 위 네 조건 중 몇 개에 걸리나요"입니다. 개발사가 이 질문에 답하지 않고 가격부터 부른다면, 나중에 청구서를 받는 쪽은 개발사가 아니라 의뢰한 회사입니다.

이메일 무단수집 거부

본 사이트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전자우편 수집 프로그램이나 그 밖의 기술적 장치를 이용하여 무단으로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형사처벌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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